그냥 그때 생각이 나서... 일상

77층인가 뭔가 만오천원내고 올라간 그 건물에서 찍은 거. 파파라치 사진보니 수리 수족관 갔던데 저 우측 아래 수족관도 보이네. 나는 가서 돈 아깝다고 징징거렸는데 넌 재밌었니 수리야?...


수리네 파파라치 사진을 보다가, 멜번에서 작품을 하나본데 숙소가 크라운이라더라. 그 사진을 보니까 새록새록 떠오르는 나의 기억. 크라운이면 모다? 바로 남반구 최대의 카지노 아닌가. 괜히 반가웠음. 

07년 11월. 한 달 반 정도를, 걸어서 5분 거리의 장소에서 머물렀다. 도박은 물론이고 한창 국내를 휩쓸었을 원걸의 원도 몰랐을 퓨어도 99%의 당시의 나는, 아마도 생일이었을 그 날, 너무 심심해서 카지노에 갔었다.  20불 날렸나? 그냥 뭐 깔깔거리며 날렸다. 날릴 생각으로 갔으니까. 같이 갔던 언니가 몇 만원을 따서 2층에 있던 켄터키할배네 통닭을 사먹었었지. 근데 도박은 역시 도박이다. 한번 가니 계속 가게 되더라. 특히 나 같은 자제력 없는 인간은. 한 일주일 연속 출근도장을 찍었다. 50불 정도씩 들고 가서 날리고 따고 날리고 따고. 그러다 100불로 커지고. 날리고 따고. 눈을 감으면 차르륵 카드가 돌아가고 공이 또르르 굴러가고. 아주 전형적인 찌질이짓을 했었지. 아우. 집이 진짜 너무 가까웠다니까. 베란다에 가면 반짝반짝 왕관마크가 나를 유혹했다고.

난 주로 룰렛를 했다. 돌아가는 공을 보며 똥줄 타는 재미. 바카라 같은 건 너무 빨리 끗나서 삭막하잖아. 어차피 카지노는 망하려고 가는 거 아님? 허나 그 당시에는 아님. 모름. 다이사이였나. 주사위도 가끔 했다. 큰 수, 작은 수에 50% 확률에 걸었든 듯. 룰렛은 3개나 4개에 걸쳐서 걸어놓구. 그때 내가 맨날 선택했던 숫자가 27이다. 그냥 익숙한 숫자라서 선택했는데 은근 터져줘서, 이 블로그를 시작할 당시에 주소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비화가. 아, 그때 33인가 32인가도 잘 터졌는데. 거기 카지노는 열라 크다보니 케언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여러 기계들도 많았다. 케언즈 카지노는 커피 마시러만 갔었는데. 룰렛도 2.5불짜리의 미니멈이고 바카라도 10불짜리부터인가 시작이었고. 나 정말 카지노 같은 곳은 꾼들만 가는 건지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 같은 가난뱅이에 ㅄ들도 가는 거였다는 걸 그때 알았지. 근데 사실 결과적으로 돈을 잃지는 않았다. 잃을 돈도 없었지만 어쨌든 그냥 쌤쌤. 돈 땄을 땐 아싸. 이러면서 망고나 통닭 같은 찌질한 것들이나 사서 먹고, 돈 잃었을 땐 씨바, 옷이라도 샀으면 남는 건데, 야라강을 바라보며 흑흑 이러고.

가고는 싶지만 현실을 생각하며 갈 수가 없을 땐, 미드 라스베가스를 보거나 오션스를 봤었다능. 집에 와선 21 봤다. 그 뭐지? 톰 크루즈 나오는 옛날 영화 그거도 블랙잭 나온다고 하던데. 베팅을 한 적은 없었지만, 애들한테 블랙잭도 배워서 맹연습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실제 블랙잭은 패가 정말 미치게 빨리 돌아서 남의 패를 계산할 시간도 없다. 가뜩이나 수엔 젬병이라 내 패 덧셈 하기도 바쁨. 손이 커서, 흘리지 않고 칩을 한번에 20개였나를 집을 수 있어서 딜러할 수 있겠다-라는 말도 들었지만 산수가 심하게 망이라. 물론 영어는 더 망이구. 도박 같은 건 가르쳐주지 않아도 빨리 배운다고 하지만 난 무식해서 그런가 여전히 섯-다나 포-커 같은 건 가르쳐줘도 모르겠드라. 머신도 모르겠구. 그나마 무식해서 다행인가요. 안 그랬다면 나 지금쯤 정선에 몇 번 다녀왔을 지도.

사진첩을 뒤적뒤적. 카지노 입구에서 찍은 사진이 두 장 있네. 좋다고 카메라 들고 갔었구만....
시내 5군데 맥에서 햄벅을 뜯었었지만 저기가 가장 맛있었지. 저 옆의 서브웨이도 그립다... 
멜번하면 역시 너도나도 돌팅이가 된다는 미사거리죠.
거기서 사진을 거의 찍지 않은 편인데, 남아있는 사진이라곤 이 따위...
어디가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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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샐라인 2009/07/05 20:33 # 답글

    이 나이엔 견문을 넓혀야 하는데. 외국물을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게 제 최고의 한이에요.
    부럽네여.... 나더 돈점 날려보고 싶네요. 미니게임에서 룰렛같은거 할때 저도 항상 27하고 33을 주로 택하는데..
    잘 터지진 않구요......... ㅋㅋㅋㅋ
  • nB27 2009/07/05 23:24 #

    아직 어리잖아요. 나야말로 이제 끗임. 흑흑. 요즘 미국물 먹는 애들이 졸 많이 부럽구.
    미니게임에서 그런 게 있어요? 나도 다운받아야겠네. 맨날 홈런더비나 하며 핸펀 흔들고 있었는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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