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06.19
난, 당연하게도,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시작은 어렵지만, 허나, 시작하면 홀랑 넘어간다. 아주 심하게.
내 것. 익숙함. 익숙한 물건, 익숙한 사람, 익숙한 도시, 익숙한 스킨, 익숙한 나의 모든 것.
역시 난, 자폐기질이 농후하다니까.
희미해서 짐작할 수 없다. 분명 시작은 있었을텐데...
오늘 무도에서 옛 건물들이 나오더라. 마침 어제 낙원빌딩을 갔었는데.
07년 이후로는 저 건물을 볼 때마다 케세라세라 생각을 했다.
태주와 은수가 살던 저 건물.
난 그 드라마를 참 많이 좋아했다.
결정적으로 낚인 건 9회의 엔딩 5분. 이건 정말 드라마사에 한 획을 그은 명장면이라니까.
노래들도 참 좋아서 요즘도 즐겨 듣는다.
경비행기를 타는 장면에서 나왔던 '우리는'도 좋고,
9회에서 술퍼마시며, 끝을 보여주기 전에 나왔던 '눈부신 날들'도 좋고,
결혼한다며 쏴붙이고 돌아서던 순간에 나오던 '두손을'도 좋고.
허나 케세라하면 무엇보다 월광이 최고지. 보랏빛 욕망이 넘실거리는 노래.
삼순이때도 그랬지만, 케세라에서도 태주의 뒷모습 호흡을 길게 따라가는 장면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
아. 어제 엘리베이터도 탔다. 그 엘리베이터가 맞는지는 모르겠다만.
마지막회에서 태주는 은수에게 '엘리베이터는 요즘 안 멈춰' 라고 했었나 그 반대였나. 희미하다. 이것도.
그러고보니 아까 스친소에 은수남편 나오더라....막판쯤에 누구애냐고 빡치는 장면 좋아했었는데.












내 추억과, 내 기억을 부르는 것이 또 사라진다.
물론 새로운 기억으로 또 덮이겠지만, 케세라의 흔적은, 이 기억은 날아가지 않을까...
저 건물 볼 때마다 '쿵쾅쿵쾅쿵쿵쾅 ~ 마음의 준비를 해, 긴 밤이 될테니♬' 혼자 워킹하며 쇼 했었는데.
종로, 2009년 여름.
변화의 바람속에서...변하지 않는 나를 반성하며.


덧글
샐라인 2009/06/21 01:10 # 답글
무섭게도 같은생각 ㄷㄷㄷ. 자폐동지. 결국 남는건 사진뿐인 거 같아요. 오늘 무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됬네요. 시민아파트의 그 묘한 풍경. 이쪽 지역이 뉴타운이다 뭐다 해서 개발을 하는데, 코앞에 있던 동네가 몇 달 안가본 사이에 다 쓸어 엎어진 걸 보고 정말 황당했어요. 살던 곳이었는데. 한창 집 분위기가 좋지 않을때라 기억에 더더욱 남는 곳이었는데...하아...ㅋㅋ;; 이젠 동네에 새 역사도 생기는데 동네가 얼마나 바뀔지 벌써부터 무서워지네요.ㅠㅠ 요즘 사진기 들고다니면서 이곳저곳 찍고있어요. ㅠㅠ 대처할 방법은 요것밖에 없더라구요.그리고 요즘 서울시에서 한강 르네상스인지 뭐시긴지 하는 것 때문에 한강 주변이 무섭도록 빨리 변하고 있더라구요. 정말 맘에 안들어요. 내 마음의 고향 한강도 이제 다 씨멘 바닥으로 꾸며지겠죠. 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종로를 걷다보면 간판들 때문에 평소엔 잘 모르는데, 문득 간판에 가려지지 않은 위를 보면 매일 지나던 건물이 정말 오래전의 빌딩이라서 감탄하곤 해요. 이제 그런 곳이 다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또.. 어휴 ㅋㅋㅋ
그건그렇고... 사진들... 리얼 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nB27 2009/06/21 12:59 #
대체 뭐가 뜨겁길래 아직도 뜨감인거죠? 지금 열폭중. 힛수 차이 팍 벌어졌겠네 젠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도는 역시 대단한 프로그램이에요. 어제 그거 보면서 저도 연예인아파트 검색질도 하고 그 블로그도 들어가서 힛수 대박터졌네 체크도 하고 그랬는데 ㅋㅋㅋ그 '옛'이 주는, 설령 그것도 당시엔 '옛옛'을 파괴하고 들어섰다해도, 익숙한 게 없어지는 건 역시 쓸쓸합니다. 또 익숙해지겠지만요. 그 남산아파트 낯익은 느낌을 주는 게, 개늑시였나 뭐였나 작품에서도 종종 본 듯 한데...며칠전에 다니던 고등학교 동네에 갔었는데 그땐 빌라가 있었고, 그 후엔 땅을 파서 공사현장을 경험했었고 지금은 번쩍번쩍 새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기억과 추억이 겹치고 겹치고...그리곤 낯설다..시간이 흘렀구나...상전벽해네.. 뭐 이런 느낌이 들더라구요. 쓸쓸했고...
안그래도 실루엣이 나온 사진을 올릴까 하다가 영 찜찜해서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ㅋㅋㅋㅋㅋ전 종로를 걷는 거 너무 좋아해요. 단성사나 우미관이나 뭐 겉은 달라졌지만 그 옛 거리를 걷는다는 생각이라고 하고 허세정도? ㅋㅋㅋㅋ아. 저기가 미스코시 백화점? 뭐 요런 허세 ㅎㅎㅎ